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0.52포인트(0.45%) 하락한 4만3975.0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포인트(0.25%) 내린 6373.4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4.62포인트(0.3%) 미끄러진 2만1385.4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관심은 12일 발표될 7월 CPI에 쏠려 있다. 시장 예상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으로, 지난 6월(2.7%)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해 6월(2.9%)을 소폭 웃돌 것으로 보인다. 4월 저점 이후 증시가 랠리를 이어온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경우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고용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시장은 7월 CPI를 토대로 연내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현재 86.5% 반영하고 있다. 연내 총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43.8%,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42.8%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결국 실망하게 될까 봐 우려된다"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소비자가 계속 지출을 유지할 의향이 있다면 Fed가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번 주에는 다른 주요 지표도 공개된다. 오는 14일 공개될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6월(0%)보다 오름폭이 커질 전망이다. 15일 나오는 7월 소매판매는 0.5% 늘어 6월(0.6%)보다 증가율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CPI 지표"라며 "이 수치가 통화정책에 확실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종료 예정이던 미·중 관세 휴전은 90일 추가 연장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에 대한 115%포인트 관세 인하 조치를 90일 더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양국은 지난 4월 상대국에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지만,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 회담에서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미국은 30%, 중국은 10%의 관세율을 상대국에 90일간 한시 적용해 왔고, 이번 연장으로 관세 인하 조치가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금에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미국 세관당국이 1㎏ 금괴와 100온스 금괴를 관세 부과 품목으로 분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바 있다.
최근 증시는 랠리로 인한 고평가 논란과 관세발(發)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추가 상승 여력을 시험받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점 이후 급등한 미국 주식이 고평가됐다고 보는 펀드 매니저 비율이 91%에 달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시장이 다른 어떤 시기보다 소화 단계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앞으로 횡보세가 나타나더라도 나쁜 현상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미 국채 금리는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76%로 전 거래일 수준을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0.32%, AMD가 0.28% 내렸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회사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현지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사임을 압박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란 소식 이후 3.66% 뛰었다. 탄 CEO는 중국 연루 의혹을 해명하고 미국에 대한 인텔의 기여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2.84% 올랐다. 애플은 0.8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