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비스업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가 6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반도체와 의약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을 억눌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90포인트(0.14%) 내린 4만4111.74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0.75포인트(0.49%) 떨어진 6299.19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37.03포인트(0.65%) 하락한 2만916.55에 장을 마쳤다.
서비스업 지표 부진 여파가 예상보다 크게 시장을 끌어내렸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월(50.8)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기준선인 50을 넘어 경기확장세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 전망치(51.5)를 밑돈 데다 수요 둔화, 비용 상승, 고용 악화 신호가 뚜렷해진 게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1일 발표된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 충격과도 맞물리는 분위기다. 노동부 발표에선 7월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기대를 밑돈 데다 5월과 6월 고용 증가치가 총 25만8000명 하향 조정되면서 고용 침체 우려가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초보다 더 공격적으로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경기 악화로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물가상승 불안이 커질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시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물가 불안이 끈질기게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지표는 약화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두고 시장의 추측이 엇갈리고 있다"며 "증시 과열 경고와 경제 약세가 맞물릴 경우 S&P500 단기 전망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도 시장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 인터뷰에서 "반도체에 대해 별도의 (관세) 범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발표 시점은 다음주나 그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는 소액 관세부터 시작해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최고 150%, 이후에는 250%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자동차 부품(25%), 철강·알루미늄(50%)에 이어 반도체, 의약품 관세까지 고율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넥 투자 전략가는 "금리 정책의 경로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시장은 경제 지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늦여름으로 갈수록 불안정한 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선 분기 매출 10억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한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업체 팔란티어가 7.85% 상승했다. AI 반도체 선두업체 엔비디아는 0.97%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47%, 애플은 0.2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