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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둘러싼 드라마 막 내릴까..파월의 딜레마 [글로벌마켓 A/S] NEW
관리자       642 2025-09-17

 연방준비제도(Fed), 9개월 만에 금리 인하 무게

2017년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연준 이사였던 제롬 파월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공식 지명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로이터)
2017년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연준 이사였던 제롬 파월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공식 지명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이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반년 넘게 동결 기조를 이어오던 연준(Fed)이 고용 악화로 인해 사실상 25bp(1bp=0.01%p)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시장은 예고된 뉴스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팽배하다. 뉴욕증시 최근 고점에서 숨고르기 하며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현지시간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52포인트, 0.13% 내린 6,606.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79포인트, 0.07% 내린 22,333.959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5.55포인트, 0.27% 하락한 45,757.9을 기록했다.

미 금리 인하와 달러화 가치 하락 가능성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트로이 온스당 10.4달러 오른 3,729.4달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소폭 하락해 4.028%를 나타냈다.

● ‘가장 이상한 통화정책 회의’…연준을 바라보는 우려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매번 회의 직전 제롬 파월 의장의 마음을 읽은 듯한 글을 써오던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는 ‘ 가장 이상한 연준 회의'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회의 직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너무 늦은 제롬 파월이 또 했다”며 “생각보다 더 큰 폭의 금리를 내려야만 하고, 주택 시장이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의 금리 정책에 대한 공공연한 불만과 함께 ‘멍청이’, ‘저능아’ 등 인신공격을 이어왔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통한 후임 연준 의장 지명에 속도를 내며 중앙은행에 대한 독립성 우려를 키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7명의 연준 이사들의 정치 지형을 바꿔 과반 이상을 공화당 인사로 꾸려는 노력은 일부 성공에 그쳤다. 2021년 모기지 대출 과정에서 허위 기재 의혹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 명령을 내렸던 리사 쿡 이사는 1심에 이어 항소법원에서도 기각 판결을 받아 극적으로 회의에 합류했다. 백악관은 지아 콥 연방 판사가 해임 금지를 판결한 것에 항소했으나, 워싱턴D.C 항소법원은 긴급 명령을 이날 전격 기각했다.



반면 백악관 경제 고문인 스티븐 미란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 이후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연준 이사직을 겸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백악관 직책을 유지한 채 연준 인사로 활동하는 첫 사례가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미란이 인준을 받으면 미국이 사랑하는 다수파가 이끌게 된다”며 옹호해왔다.

이러한 정치적 소음에도 불구하고, CME그룹에서 선물시장을 바탕으로 추정한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시장은 25bp 금리 인하 확률을 96% 이상, 올해 최대 3번의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고용 시장은 지난 6월까지 3개월간 월평균 15만 개였던 신규 고용이 9만 6천 개로 하향 조정됐고, 8월까지 3개월간 평균은 2만 9천 개로 급감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반면 관세로 인한 정책 변화에도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과 비슷한 폭으로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덜어냈다.

● 고용 꺾였다지만, 석 달째 증가한 소비..인하 양날의 검

고용 지표로 인해 9개월 만의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연준의 고민은 깊다. 고용 둔화가 금리 인하의 명분을 제공하는 반면, 소비는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월가 컨센서스인 0.2~0.3%를 크게 웃도는 전월 대비 0.6%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 증가에 이어 3개월째 증가한 것으로 관세로 인한 소비 둔화 전망을 비켜갔다.



자동차와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하고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직접 반영되는 통제 그룹 판매 역시 0.7% 늘었다. 애틀랜타 연은이 실시간 지표를 반영한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이날 3.4%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렌 젠트너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소비는 양호한 상태로 보인다”면서 “이는 경제에 좋은 소식이지만, 연준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는 이러한 소비의 이면에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격차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무디스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가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지출의 49.2%를 차지해 지난 1분기의 48.5%를 넘어서는 등 경제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 고용 악화, 10월에도?..관건이 된 점도표

시장의 관심은 기정 사실이 된 25bp 인하가 아닌, 이날 함께 연준이 공개하는 경제전망에 쏠리고 있다. 경제전망(SEP)는 매 분기 통화정책 회의 후 공개하는 성장률, 실업률 등에 대한 연준의 전망으로, 12명의 위원들이 점으로 향후 적정 금리 수준을 전망한 점도표가 함께 공개된다.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는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총 금리 인하 횟수를 2회로 제시했으나, 이번 회의에서 남은 두 차례 모두 금리 인하로 기울지 여부가 관건이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10월과 12월 각각 76%, 71%의 확률로 25bp씩 추가 인하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9월 회의를 포함해 연준이 남은 연간 총 3회 인하를 시사할 경우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며 안도 랠리를 보일 수 있지만, 과도한 인하가 오히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고용과 물가 등 양대 책무를 강조해온 제롬 파월 의장은 이러한 금리 인하 경로를 재개하면서도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줄이도록 해야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둔화하는 고용 지표로 인해 선제적 인하를 주장해온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을 설득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견고한 소비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경계해온 오스탄 굴스비 등 매파적인 위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바이탈 날리지(Vital Knowledge)는 시장이 이미 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만큼 뉴스에 파는 형태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긴장감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둘기파적 결정이 크게 이뤄진다면 최근 급등했던 기술주가 아닌 가치주로 순환매가 일어나는 등 시장의 변화도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는 “최근 제기된 50bp 인하설은 현재 데이터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뉴욕 생명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로렌 굿윈은 “내일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것이란 의견에 동참한다”면서 “뉴스에 팔아야 한다는 기류가 나타나겠지만, 그러한 회의적인 시각은 단기간 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장에서 연준 통화 정책을 앞두고 대부분의 종목이 제한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오라클은 전날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에서 결정한 틱톡 매각에 참여할 것이란 소식으로 1.49% 상승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맞춰 각각 68억 달러와 30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알파벳은 최근 랠리 영향으로 0.14% 소폭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23% 하락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지난 목요일 급여 패키지에 대한 기대로 상승한 랠리를 나흘째 이어갔다. 노보 노디스크는 기존 GLP-1과 다른 기전으로 포만감을 유도해 체중을 줄이는 ‘카그릴리니타이드(Cagrilinitide) 비만 치료제’ 3상에서 11.8% 감량률을 공개해 2.84% 상승했다. 작년 미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전날 장 마감 이후 디즈니로부터 2% 지분 투자와 함께 만화 플랫폼 구축에 협력한다는 소식에 이날 정규거래에서 39%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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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5/000122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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