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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주·비트코인 너무 올랐나…'거품 신호' 다섯 가지 이유
관리자       521 2025-07-29

美 증시 폭락 이후 반등

밈주식·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쏠림 현상
주식 위험 프리미엄 ‘0’에 근접
"시장 낙관론 기대선 안 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증시가 4월 조정장을 딛고 연일 상승하면서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주가가 폭등한 종목 상당수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기업이라는 점에서 2021년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열풍과 유사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투기적 거래 급증이 시장 거품 가능성을 시사하는 만큼 증시 급락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美 증시 반등했지만…밈주식·가상자산에 몰리는 돈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 증시가 폭락한 이후 반등하면서 밈주식과 가상자산, 적자 상태인 소형 기업 등 위험자산으로 급격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 주식 시장에선 주택 중개업체 오픈도어테크놀로지 주가가 한 달 동안 377% 급등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동안 경쟁사에 밀려 고전해온 백화점 체인 콜스는 최고경영자(CEO)를 여러 차례 교체했음에도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최근엔 고프로와 크리스피크림이 별다른 호재 없이 급등세를 타며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거품 징조로 보고 있다.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되며 자산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과도하게 상승하는 시기로, 결국엔 급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지난 봄의 조정장이 1월과 2월 주식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마치 느릿느릿 진행되는 멜트업(과열 상승)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거품’의 신호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중 첫번째가 2021년 밈주식 열풍을 떠올리게 하는 투기적 거래의 확산이다.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상승한 러셀3000지수(미국 기업 발행 주식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00개 회사) 편입 종목 33개 가운데 지난해 흑자를 낸 기업은 6개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투기 심리가 강해질 경우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 위험 프리미엄 ‘0’에 근접…“시장 낙관론 기대선 안 돼”

가상자산 가격의 급등도 시장 거품 신호로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암호화폐 정책과 전통 금융권의 가산자산 수용 확대 움직임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최근 몇 주 사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비축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는 점도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이들 기업은 자체 사업과 함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보유량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주가도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략이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증시가 기술주뿐 아니라 금융·산업·커뮤니케이션 분야로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는 점도 전문가들이 불안한 눈길을 주는 이유다. 나스닥의 은행업종지수(KBW)는 지난 한 달간 7% 이상 상승했고, GE 에너지 분사 기업 GE 버노바와 광고기술기업 트레이드 데스크도 각각 20% 이상 올랐다.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5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는 종목수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작년 가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트럼프 랠리’가 시작되기 직전과 유사한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시장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며, 강세장이 보다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S&P500의 예상 수익률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을 뺀 값인 주식 위험 프리미엄(ERP)이 거의 0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식이 국채보다 줄 수 있는 초과 수익이 거의 없다는 의미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이 과열됐다는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기술적 지표는 긍정적이지만, 수익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경제가 관세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 경제는 민간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소비가 유지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이 꺾이면 소비도 멈춘다”는 점에서 현재의 낙관론은 불안한 기반 위에 있다고 지적한다.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칼리 콕스 전략가는 “고용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투기적 열기가 유지되는 것이 더 위험하다”며 “투자자들이 시장 낙관론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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